

한국, 조선·에너지 협력으로 미국 관세 면제 추진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의 안덕근 장관이 오는 26일 미국을 방문해 관세 완화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는 조선업 협력 확대, 미국산 에너지 수입 증가, 미국 내 투자 확대 등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에너지 협력 강화로 협상 추진
안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을 만나 양국 간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이 관심을 보이는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제안한 후, 이를 토대로 관세 협상을 진전시킬 계획이다.
그동안 산업부는 미국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 등 핵심 기관의 주요 직책이 공석이어서 고위급 논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지난 21일 루트닉 장관이 공식 취임하면서, 한국 정부는 즉각 협상 일정을 조율했다.
루트닉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정책을 주도하는 핵심 인사로, 최근 한국 대기업 20곳의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최소 10억 달러의 미국 투자를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산업부는 민간 대표단과 협력해 협상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조선업 협력 확대 및 에너지 수입 증대
이번 협상에서 한국 측은 조선업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분야의 협력도 포함된다. 이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첫 통화에서 조선업 분야 협력을 언급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관계 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양국 간 조선업 협력 방안을 마련했으며, 안 장관이 이를 미국 측에 공식 제안할 예정이다.
또한, 안 장관은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적자 완화를 위해 미국 에너지 수출을 늘리려는 정책과 맞물린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660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자동차 관세 조치 및 투자 협상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자동차와 반도체에 대한 신규 관세 부과를 예고했으며, 대미 무역 흑자가 큰 국가들을 대상으로 보복 관세를 검토하고 있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한국 정부의 우려 사항 중 하나다.
이에 안 장관은 반도체 투자에 대한 보조금 삭감 방지를 요청할 계획이다. 특히, IRA에 포함된 ‘첨단 제조 생산세액공제(AMPC)’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는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국제투자협력대사 최정경도 오는 28일부터 15일간 미국을 방문해 미시간, 오하이오, 테네시, 애리조나, 켄터키, 조지아, 인디애나 등 7개 주를 순회하며 한국 기업들의 투자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주요 한국 기업들이 해당 지역에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 대사는 각 주지사들과 만나 투자 인센티브와 무역 협력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안 장관이 루트닉, 라이트 장관과 논의할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조율 중”이라며, “아직 공식 임명되지 않은 미 무역대표부(USTR) 후보 제이미슨 그리어와의 협상은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