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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중국과 자본시장 협력 확대 추진

중국이 ‘신질적 생산력’ 추진에 박차를 가하면서, 싱가포르는 자본시장 간 협력 강화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세계거래소연맹(WFE) 의장이자 싱가포르거래소(SGX) CEO인 로 분 차이(Loh Boon Chye)는 이는 세계 2위 경제대국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경제 전환 흐름에 싱가포르가 보다 깊이 관여하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로 의장은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열린 ‘2025 글로벌 투자자 콘퍼런스’ 현장에서 차이나 데일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중국-싱가포르 상장지수펀드(ETF) 협력 프로그램의 성과를 강조했다. 지난 2년간 해당 ETF 프로그램은 운용자산(AUM) 규모가 전년 대비 3배 증가해 약 6억3천만 싱가포르달러(약 4억8,700만 미국달러)에 달했다고 전했다.

2021년에 시작된 이 ETF 프로그램은 선전, 상하이, 싱가포르 증시 간의 ETF 크로스 상장을 허용하며, 2025년 4월까지 총 9개의 ETF 상품이 출시됐다. 이는 중국의 전략적 신흥 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유의미한 대응으로 평가된다.

뿐만 아니라, 이 프로그램은 중국 투자자들이 싱가포르 및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고 있다. 로 의장은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약 30%는 싱가포르 외 국가에서 왔으며, 약 35%는 글로벌 기업”이라며 국제 투자 접근성 측면에서의 강점을 강조했다.

로 의장은 중국의 고도 성장 전환이 예견되는 가운데, 장기적 안목을 가진 투자자들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중국 경제는 고품질, 혁신 주도형 성장이라는 역사적 전환기에 있으며, 차세대 글로벌 챔피언 기업들이 이 지역에서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국경을 초월한 협력은 혁신의 효과를 배가시킨다. 어떤 시장은 자본을 제공하고, 다른 시장은 규모를 제공하며, 한쪽은 기술 전문성을, 다른 쪽은 수요를 제공한다”고 설명하며, 싱가포르와 중국의 협력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임을 강조했다.

“중국은 깊이와 규모를 갖추고 있고, 싱가포르는 연결성과 국제적인 도달 범위를 제공할 수 있다. 양국이 함께 신질적 생산력 개발을 위한 파트너로 나아갈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그는 덧붙였다.

로 의장은 특히 글로벌화가 분열과 단절로 위협받는 현 시점에서, 싱가포르가 중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도약에 있어 ‘출발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중국 선전 및 상하이거래소와의 지수 개발 협력을 강화해, 아시아 주요 경제권과 대기업을 아우르는 인덱스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ETF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전략은 보다 광범위하거나 산업별로 특화된 투자 상품을 제공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